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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아무거나 먹으면 오히려 악화"… 약사가 알려주는 증상별 맞춤 선택법


명절이나 회식 후 "속이 더부룩하다", "소화가 안 된다"며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소화제 코너 앞에 서면 선택이 쉽지 않다. 소화제는 종류도 다양하고 성분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소화제는 증상에 따라 필요한 약이 다르다. 과식 후 더부룩함에는 소화효소제가, 속 쓰림에는 제산제나 위산분비억제제가 주효하다. 잘못 선택하면 효과를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소화제의 종류와 올바른 선택법, 복용 시 주의 사항까지 백미옥 약사(정다운온누리약국)에게 자세히 물었다.

소화불량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소화제의 선택 기준도 달라질까요?
맞습니다. 소화불량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적합한 소화제도 달라집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과식이나 급하게 먹는 식습관입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빨리 먹으면 소화효소가 충분히 작용할 시간이 없어지고,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도 소화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도 큰 원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 운동이 느려지고 소화액 분비도 불규칙해집니다. 약국에 오시는 직장인 분들 중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위산 과다나 역류도 흔합니다.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식도로 역류하면 속 쓰림이 나타나죠. 반대로 고령자분들은 위산 분비가 감소해서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소화불량 증상마다 필요한 소화제의 성분도 다릅니다.

다양한 성분들, 각각 어떤 증상에 효과적인가요?
요컨대 과식 후 더부룩함에는 소화효소제, 위장 운동이 느려서 답답한 경우에는 위장운동 촉진제, 속 쓰림에는 제산제나 위산분비억제제가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소화제는 크게 네 가지 성분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 작용 방식이 다음과 같이 완전히 다릅니다.

• 소화효소제
음식물의 소화를 직접 도와줍니다. 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습니다. 과식했을 때,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며 음식이 체한 느낌이 들 때 효과적입니다.
• 위장운동 촉진제
위와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만듭니다. 식후 팽만감,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 명치 부근의 답답함, 메스꺼움이 있을 때 좋습니다.
• 제산제
이미 분비된 위산을 중화시킵니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급성 속 쓰림, 신물이 올라올 때 즉시 완화할 수 있어요. 다만 효과 지속 시간이 2~3시간으로 짧습니다.
• 위산분비억제제
전문의약품도 있지만, H2 차단제 종류는 일반의약품으로도 있습니다. 위산 분비 자체를 억제해서 근본적으로 위산을 줄이죠. 효과가 나타나는 데 30분 정도 걸리지만 12시간 지속되어 만성적인 속 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에 효과적입니다.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속이 더부룩할 때, 어떤 성분이 특히 도움 될까요?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 후에는 소화효소제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특히 리파아제라는 지방 분해 효소가 중요합니다. 삼겹살, 치킨, 중국음식처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드셨을 때는 리파아제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시면 더 좋습니다. 소화효소제만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위장운동 촉진제를 추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화효소는 분해를 돕고, 위장운동 촉진제는 음식물을 빨리 내려보내니까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위산 역류나 속 쓰림이 있을 때는 제산제와 위산분비억제제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요?
두 약의 차이를 이해하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산제는 이미 분비된 위산을 중화시킵니다. 알칼리 성분이 위산과 만나 중화 반응을 일으켜 속 쓰림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거죠. 다만 효과 지속 시간이 2~3시간으로 짧고, 위산 분비 자체를 막지는 못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어요. 위산분비억제제는 위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차단합니다. H2 차단제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30분~1시간 정도 걸리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죠.

선택 기준은 간단합니다. 가끔 급성 속 쓰림이 생기면 제산제로 빠른 완화를, 일주일에 2~3회 이상 속 쓰림이 반복되거나 만성적인 위산 역류가 있으면 위산분비억제제를 선택하세요. 두 약을 병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급할 때는 제산제로 증상을 완화하고, 근본 치료를 위해 위산분비억제제를 정기 복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소화제를 식전, 식중, 식후 중 언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요?
소화제는 종류에 따라 복용 시기가 달라집니다.

• 소화효소제: 식사 직후나 식사 중에 드세요. 음식물과 섞여야 효소가 제대로 작용하거든요. 식후 30분 이내가 적기입니다.
• 위장운동 촉진제: 식전 30분에 복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위장 운동을 미리 활발하게 해놓아야 음식물이 잘 내려가요. 하루 3회라면 아침, 점심, 저녁 식사 30분 전에 드시면 됩니다.
• 제산제: 증상이 나타날 때 즉시 복용하거나, 식후 1~2시간에 드시면 좋습니다. 이 시기가 위산 분비가 가장 활발하거든요.
• 위산분비억제제: 식후나 취침 전에 드세요. 주로 저녁 식사 후나 취침 전에 드시면 밤 동안 위산 분비를 억제해서 야간 속 쓰림을 예방할 수 있어요.

여러 종류를 함께 복용한다면 시간을 나눠서 드시고, 제산제와 다른 약물은 2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화제를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한가요? 습관적으로 먹으면 소화 기능이 더 약해질 수 있나요?
소화제 종류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소화효소제는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 복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충한다고 체내 분비가 줄어들지는 않아요. 소화 능력이 약한 고령자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다만 건강한 성인이 과식 습관을 고치지 않고 소화제에만 의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 위장운동 촉진제: 장기 복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통 4주 이내 복용을 권장하고, 장기 복용 시 드물게 손 떨림이나 호르몬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요. 증상이 호전되면 복용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 제산제: 장기 복용하면 변비나 설사가 생길 수 있고, 위산이 지나치게 중화되어 소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일주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제산제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에 가기를 권해드립니다.
• 위산분비억제제: 2주 이내의 단기간 사용은 안전하지만, 장기 복용은 의사 처방 하에 해야 합니다. 장기간 위산을 억제하면 칼슘, 비타민 B12 흡수가 감소하고, 장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요.

근본적으로는 식습관 개선이 우선입니다. 천천히 씹어 먹기, 과식 피하기, 규칙적인 식사 시간 지키기, 스트레스 관리가 어떤 소화제보다 효과적입니다.

소화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나 음식이 있나요?
소화제도 다른 약물이나 음식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산제는 특히 상호작용이 많습니다. 항생제, 갑상선약, 철분제, 골다공증약 등과 함께 드시면 흡수가 감소해요. 제산제는 다른 약물과 최소 2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세요.

우유는 제산제와 함께 드시면 안 됩니다. 우유도 알칼리성이라 위산이 과도하게 중화되어 오히려 위산 분비가 반동적으로 증가하는 '우유-알칼리 증후군'이 생길 수 있어요. 제산제는 물과 함께 드세요. 또 커피는 위산 분비를 촉진합니다. 속 쓰림이 있으신 분들은 커피를 줄이시고, 특히 공복 커피는 피하세요. 탄산음료, 술, 초콜릿, 민트, 매운 음식도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거나 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소화제 드시는 기간에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른 약을 복용 중이시면 소화제를 살 때 반드시 약사에게 말씀해 주세요.

소화제를 먹어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악화될 때,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소화제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용이지, 근본 치료법이 아닙니다.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복통, 검은색 변이나 피를 토하는 경우, 심한 구토로 음식이나 물을 전혀 못 드시는 경우, 38.5도 이상의 고열 동반, 심한 탈수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응급실에 가셔야 합니다. 또 소화제를 2주 이상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경우,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한 달에 5kg 이상), 연하곤란(음식을 삼키기 어려움), 지속적인 구역질이나 구토가 며칠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만성적인 속 쓰림이 일주일에 2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높으니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45세 이상에서 새롭게 소화불량 증상이 시작된 경우,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서 지속적인 소화불량이 있는 경우도 반드시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만성 소화불량이 있으신 분들은 1~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합니다.

본 내용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구체적인 증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십시오.